2007년 11월 17일
저기, 구급차 부르기 전에 한번만 더 생각해보시죠.
注意 이런 글을 쓰는 건 결코 제가 어제 출동이 너무 많아서 잠을 못 자게 된 것은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p.s 뭐, 어제밤 출격횟수는 11회, 최다 출격 횟수 갱신은 했습니다만..
자 본론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어제 못 잔것은 관계 없으니까요. 구급차 부르시기 전에 다시 한번만 더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일단, 구급차는 의사가 아닙니다. 구급차가 왔다하더라도 제대로 된 치료를 하는 것은 병원이라는 뜻 입니다. 즉, 구급차는 그 자리에서 기본적인 응급처치만 취한 후 최대한 신속히 병원에 이송하는 차량입니다.
그렇다면, 신고하기 전에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인지, 아니면 병원에 가서 치료할 정도의 상태인지 먼저 확인한 후 구급차를 불러도 늦지 않습니다.
일단 구급출동해서의 상황에 대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출혈이 있는 경우엔 적당히 소독하고 붕대로 지혈한 후 병원에 갑니다.
2) 현기증이 나거나 기타 외상이 없는 경우엔 당뇨, 고혈압, 천식등의 만성질환이 있는지 확인 후 기본적인 바이탈 체크 및 유지를 하면서 병원에 갑니다 ex) 포도당주사.
3) 골절, 결림등의 경우엔 부목을 대던가 그냥 가던가 합니다.
4) 호흡에 문제가 있거나 산소가 부족할 경우 산소 공급을 합니다. 심폐소생술이 필요할 경우 실시합니다.
대부분의 구급출동은 위의 네가지 이상의 처치를 할 수 없습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구급차안의 주요 장비는 산소탱크, 제세동기입니다. 그리고 약품은 소독약, 외상 연고, 심부전 환자를 위한 니트로 글리세린, 혈당 유지를 위한 포도당이 전부입니다.
물론 구급차를 타면 전문적인 응급구조사가 응급처치를 합니다, 그리고 병원에 연락해서 전문적인 의료지도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급차를 타고 왔다고 해서 병원에서 빨리 치료를 받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영화처럼 구급차에서 내리자마자 수술준비를 한 의사가 뛰어나오는 일은 결단코 없습니다.(그런 일이 있다면 아마 출산 직전의 임산부 정도.)
구급차를 타고 왔다고 해도 응급환자가 아닌 이상은 병원 접수절차를 밟아야하고 응급실 침대에 누워 진료해주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 점을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119는 물론 무료입니다. 하지만 병원비는 당연히 별도입니다. 그런데, 구급차의 직원들은 대부분 종합병원에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병원과 소방기관의 뒷거래 이런 것과는 전혀 관련 없으니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런 것 있으면 끝장입니다. 오히려 직원들은 그렇게 오해살까봐 노심초사합니다.) 종합병원을 추천하는 이유는, 개인 병원이나 의료원에 갈 경우엔 치료를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분야가 다르다거나 병원 시설이 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지요.(하지만 허리가 아프다거나 손가락 절단된 경우엔 수시접합 전문이나 허리 전문 개인병원을 추천합니다)
물론 119 직원이 추천하는 병원에 갈 의무는 없습니다. 119는 응급환자가 아니면 환자가 가자는 병원에 데려다 줍니다. 응급환자일 경우엔 당연히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달려가겠죠. 하지만, 환자들은 대부분 직원이 추천하는 병원으로 가게 되더군요.
자. 직원이 추천하는 병원에 갑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직원이 추천하는 병원은 종합병원입니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들어가면 진료를 보게 될 경우 당장 6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받습니다. 기타 치료행위를 하고 약을 살 경우엔 10만원을 훌쩍 넘는 치료비를 내야 합니다. 거기야 시간이 야간이라면 야간특별진료비 1~2만원이 추가되어 기본진료만 8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내야 합니다.
자신의 상태가 저렇게 큰 비용을 내고 병원에 가야 하는지 생각해 보시는게 어떨까요. 아 그리고 당연히 119는 병원에 데려다주지 병원에서 집에 올때는 데려다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병원간 이송도 하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엔 의료진이 동승해야 합니다.
구급차, 직접 타보기 전에는 정말 심각한 환자들이 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타보니 10에 7명은 거동도 가능하고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괜찮은 사람들, 10에 2명은 교통사고, 골절 만성질환(암, 당뇨)등 정말 구급차가 필요하신 분들, 그리고 10에 1명은 죽는 사람들입니다. 너무 늦었다거나 손쓸 도리가 없는 분들이지요. 밤에는 10에 8명은 술에 취한 사람들입니다.
구급차는 남용해서 부를만큼 만만한 차가 아닙니다. 정말로 구급이 필요한 사람들이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진짜로 있고, 또 많이 있는 편 입니다. 구급차 부르시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 by | 2007/11/17 19:49 | 구급차 이야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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